생각

오늘은 아무말이 하고 싶네요

enattendant 2021. 2. 6. 21:20

예고하겠다. 이번 글은 정말 두서없을 것이다. 어쩌면 투시법으로 뇌를 스캔하듯이 머릿속을 스쳐간 생각들을 쓸거라, 알듯 모를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내가 평소에 이런 생각을 하고 산다 쯤으로 이해하시면 된다.

 

  • 인별 그램은 한국인 평균의 미적 체험을 상승시켰을까?
    • 피자 한 조각도, 이미지 사진 하나도, 바디 프로필 하나도 예전 같았으면 전문 포토그래퍼들이 찍을 법한 사진들로 들어찬 소셜 미디어는 관찰자의 미적 체험을 상승시켰나?
      • 만약 그렇다면, 평균적으로 더 질 좋은 미적 체험을 하고 있는 한국인들은 여타 다른 세대들이 누리지 못한 높은 문화생활과 그에 걸맞은 의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 전자는 맞다고 밖에 할 수 없다. 후자는 사람 바이 사람인것 같다. 평균의 문화 생활력의 향상과 더 나은 미적 체험을 위한 욕구가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하였을까?
          • 이건 잘 모르겠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만 대체적으로는 덜 행복한 순간들이 그런 순간들보다 더 많은 것 같지만, 그럼에도 치유되고 공감하고 온라인으로라도 연을 유지하는 것에 사람들이 큰 메리트를 느끼기 때문에 지속되는 것 아닐까?
  • 장성규의 워크맨에서 결혼정보회사 듀오 일일알바를 하는 영상을 보았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틴더가 성업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만 추파냐, 인만추파냐에 따라 결혼정보회사의 가치 자체를 가지고 논할 사람들도 많겠지만, 어쨌든 필요에 의해 생긴 시장이고, 사회적 기준 혹은 본인 기준에 맞춰가며 살기 위한 고객들과 그에 따른 비용을 지불하는 데 이의가 없는 사람들로 인해 돌아가는 시장이니, 목표한 바 이뤄간다면 나쁠 것 없다고 본다. 
  • 내가 일상을 유지하는 데 이렇게까지 해야되나 생각이 많이 들 때라면 문명인보다는 자연인이 더 가까울 수 있겠다고 판단 내린다. 씻는 것, 요리하는 것, 치우는 것, 읽는 것, 소통하는 것, 많은 것에 노력과 끊임없는 움직임이 요구된다. 
    • 그러나 매일 씻고 먹고 치우고 배우지 않으면 그것은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일반인/소시민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 유투브라는 매체는 어느 순간 나의 일상과 엄청나게 동떨어진, 그러나 누군가 한 번쯤은 꿈꿔온 삶 - 아니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키워드에 대한 영상이 이미 탑재돼있다.
        • 당신이 생각한 그 모든 아이디어를 누군가가 이미 생각해냈고 특허를 출원하고 상품으로 나와있듯이 유튜브도 마찬가지이다. 
          • 스웨덴에서 1년동안 독거생활을 하면서 주변 나무들을 베어 오두막을 짓는 사람의 영상을 보았다. 평화로웠다. 보이스오버 따위 없었다. 
            • 이 분야 (혼자 숲에서 살기, 자연으로 되돌아가기) 대가이자 명작인 Thoreau의 Walden을 읽고 있다. 전원생활은 현대인에게 영원한 꿈일 것인가.
    • 보르뎅이 스코틀랜드에 간 편을 보았다. 그의 나레이션을 듣다 보면 어떻게 단어를 저렇게 조합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든다. 평소에 표현도 거친 그이지만 아마 속은 누구보다도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이이 리라.
      • "savagely beautiful" - 사나울 정도로 아름다운 스코틀랜드라니!
    • '츤데레'라는 변명으로 나의 표현을 굉장히 거칠게 한 적이 있었다. 그땐 욕을 거의 문장 걸러한 듯하다. 말이 험하고 반어법을 즐겨 쓰는 사람들은 주변에 친구가 없진 않으나, 늘 문제의 여지를 심어둔다. 그리고, 그것을 참아왔던 주변인들 한테서 언어 습관의 중요성을 깨우치는 순간이 오게 된다. 그래도 츤데레 그 나름의 매력이 있잖아?
      • Why can't you just "be nice" in the first place? 처음부터 좋은 사람이면 되잖아 라고 친구가 말했다. 맞는 말이다. 
    • 경제신문은 책 소식과 문화계 소식이 많은 토요신문이 제일 재밌다. 나머지 요일들은 혼란스럽다.
    • 특정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면 그 노래와 연관된 본인의 추억과 시절로 회귀된다고 A는 말했다. 나는 즉시 동의했다. 주로 자전거 타면서 갑천을 후비고 다닐 적, 고속버스에서 들었던 발라드는 지금 들어도 그때 추억이 너무도 생생히 재생된다. 
    • 토요일 아침인데 보험 권유 전화가 왔다. 스팸이 많은 요즘 후후 같은 거 하나만 깔아놓으면 어디서 오는 전화인지 바로 알 수 있어 보험/대출 권유 등 광고성 전화는 일절 안 받고 있는데 이상하게 일반 02-번호로 와서 받았다. 대부분의 기업 직무는 영업이라는 데, 이 분은 어떻게 나를 영업하시려는지 들어볼 겸 약 5분 정도 귀를 열고 있었다. 평일에 수도 없이 전화를 시도하였지만 내가 바빠서 받지 않았기 때문에 팀장이 직접 전화를 거신다고 하셨다. 일단 낭창하고 예의 바르고, 딕션이 정확했다. 나에게 보험만 팔려고 그러시지 않았더라면 몹시 smart + professional 하다고 느꼈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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