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즐겨보는 멘토 변호사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2020년의 끝에서 한 해를 돌아보다"라는 연말 결산 영상을 만들었길래 다 쓰고 꾸낏꾸낏해진 올해 플래너를 다시 꺼내서 2019년 말에 세워둔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버킷리스트라는 말이 너무 진부해서 조금 재밌게 작명하고자 bucket-o-gram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일단 굉장히 용감하게 9개나 목표를 세웠었는데
1. Become a wise leader that people think highly of
2. Take more math-related or math courses
3. Study Econ in depth
4. Do something useful during the summer
5. Read 70 books this year
6. Lose 10~15kg
7. Read, write and speak better French
8. Have a stronger financial foundation
9. Care more about fashion and self-presentation
쓰면서도 이거 절대 다 못 이루겠구나 했는데, 역시나다.
일단 9개는 너무 많다. 나는 멀티가 안된다. 다이어트 할때에는 거의 온 정신이 다이어트에만 쏠려 있어야 되고 나머지도 마찬가지라. 가장 달성을 못해서 아쉬운 건 5번 6번이다. 독서의 의미에 대해서 회의적이 되었고, 의미가 없다고 느껴지니 글자도 잘 안 들어온다. 책 읽는 게 밥 먹여주나 싶기도 하고 내가 책 고르는 안목이 없어서인지 내 세계관에 적당히 쇼크를 주면서 재밌고 뻔하지 않으면서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그런 책을 몇 권이나 찾았나 싶다. 다이어트는 뭐 끊임없는 싸움인데, 내가 술과 야식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한 몇 주 방심하면 금방 원점으로 돌아와서, On/Off 차이가 심한 경우이다.
7번은 그나마 매일 팟캐스트 조금 듣는거는 했는데, 프랑스어로 말하고 쓰고 읽고는 게을리하였다. 아쉽지만 그래도 우선순위 하위에 있다는 걸 감안하면 아주 낙제점 까지는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
전반적으로 올해 상반기는 힘이 넘쳐났고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대담함과 더불어 이상하게 샘솟는 근자감이 나를 계속 energize 시켜줬다. 하반기는 그렇지 못했다. 정성적, 정량적 평가를 종합하자면 올해는 유급을 간신히 면한 C+/B- 정도의 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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