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타인의 삶에 대한 관심

enattendant 2020. 11. 26. 20:12

아침에 거의 눈뜨자마자 하는 행동은 내가 자는 동안 쌓여있었을 친구들의 스토리를 보는 것이다. 보다 보면 딱 한 가지 문구가 머릿속을 스친다 - "the lives of others..." - 나는 무엇을 하려고 이렇게 타인의 삶을 관찰하는 것일까. 

 

"타인의 삶"이라는 독일 영화

 

같은 제목의 영화를 보게 되었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분단시대 독일에서 비밀경찰이 반체제 작가들을 도청하면서 벌어진 일들에 대한 것이다. 

 

영화 막바지에 자신의 도청기록을 하나하나 보면서 놀라워 하는 게오르그 드라이퍼. 

 

애절한 스파이물이라기보다는 칙칙한 독일 감성에 가까운데 감정이 절제되어 있어서 좋다. 모든 감정을 최대한으로 극대화해서 관객들을 지치게 하는 그런 면모는 없다. 영화는 권력과 부패가 한 인간의 삶에 깊이 관여하는 내용인데, 내가 타인의 삶에 대해 가지는 관심은 어떠한 것인지 고민해보게 만든다.

 

1/ 수동적인 관심의 표현 = 오지랖

2/ 수동적인 관심 (관심의 대상에게 표현하지는 않는다) = 호기심

3/ 적극적이지만 일방적인 관심 = 팬심 또는 미련

4/ 적극적이고 쌍방향적인 관심 = 사랑, 우정 또는 좋은 협력 관계 

5/ 적극적이지만 선을 넘는 관심 = 스토킹 

6/ 전방위적인 국가적, 사회적 관심 = 사찰, 도청, 감시

7/ 나의 삶에 대한 나의 관심 = 책임감, 자아존중감 (넘치면 자아도취)

8/ 나의 삶에 대한 나의 무관심 = 도움이 필요한 상태이다

 

성인이 되고 나서 6번 빼고 모두 경험해보았는데 (사실 6번은 그냥 내가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 - 이미 인스타그램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알 것이다) 이런 다양한 형태의 관심은 모두 사회적 기능을 하기 때문에 우리 삶에 필요한 교훈을 준다.  오랫동안 행복하고 싶다면 아무래도 오지랖과 호기심은 줄이고 사랑과 우정은 늘리는 게 좋을 것 같다 - 물론 7을 지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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