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에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새벽에 해뜨기 전에 집을 나서서 한두 시간 동안 산책하곤 했다. 집에서 뻗어나갈 수 있는 동서남북 모든 방향을 다 가보았다. 평지를 걷는게 질릴 때는 산으로 갔고, 조금 더 멀리 가고 싶을 때에는 익숙지 않은 버스 노선을 타고 동네 구경하다 다시 집에 오곤 했다. 동네마다 특색이 있다. 특히 서울은 한 동네, 한 동네 넘어갈 때마다 그 특색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내 생활권에 드는 성수, 왕십리, 제기동, 신당동만 보아도 스타트업/IT 핫플, 곱창 타운, 경동시장, 떡볶이타운 등 그 랜드마크가 뚜렷이 다르다. 대부분의 나의 아침 산책은 익숙한 길을 걷는데서 오는 권태로움 또는 새로운 길을 가서 헤매는 것 둘 중의 하나다. 새롭지 않으면 금방 질리고, 너무 새로우면 또 낯선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