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자 하는 욕구, 이유 그리고 그걸 권하는 사회
장면 #0: 고등학교 시절. 스포츠 데이. 1500m 나갈 사람이 없어서 등 떠밀려 나갔는데 선두그룹에 한 2번 따라 잡히고 확성기 들고 사회 보던 선생님이 "Oh ok hang in there, somebody is still running"라고 격려해주시면서 간신히 완주
장면 #1: 시크릿 산타님, 이번 선물은 하루키의 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로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장면 #2: 역시 0과 비슷한 풍경 또 반복, 이번에는 동아리 훈련중
장면 0과 1과 2 사이: 어플 깔고 뛰는 시늉 종종, 러닝 참 친해지기 어렵구나... 생각
심폐가 약한가...? 수영 1500m는 천천히 하면 하긴 하는데 달리기 6km (수영 거리 *4가 달리기 거리와 엇비슷하다고 한다)는 커녕 오랜만에 나오면 600m도 힘들다.
가장 원초적이고 이론적으로 쉬우면서 기초 운동이 되는 러닝, 그리고 걷기보다는 효율적인 운동. 속도, 효율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와 나이키 just do it 마케팅의 완벽한 콜라보! 게다가 런던, 뉴욕 등 세계 금융 허브에서 고소득 금융 직종 종사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운동이 러닝이라는 기사까지. (www.ft.com/content/722deebc-8792-11e9-97ea-05ac2431f453)
Every second banker I meet seems to be either training for or recovering from a marathon, or attempting a more arduous challenge. The industry’s zeal for running isn’t just anecdotal — at the starting line for the London Marathon back in April, I had a one-in-10 shot of stumbling across someone in finance, rather than the one in 25 you would expect given the proportion of the UK’s population employed in the industry.
-Laura Noonan on "Why bankers can't stop running", Financial Times
하지 않아야 될 이유보다 해야 될 이유가 압도적으로 많아서 다시 도전한다. (하지만 쓰면서도 내가 과연 러닝이랑 친해질 수 있을지 깊은 의문이다)
02/09: 2.25km 뛰는 시늉
응봉산까지 가려다가 마장동으로 해서 청계천 쪽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