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후기
나는 올해 자가 격리할 일이 없었다. 대신 교환학생이나 유학 간 친구들, 해외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입국하면서 자가 격리한다는 소식과 확진자와 접촉한 지인들 중에서 한다는 말은 꽤 들었다. 만약 내가 자가격리를 해야 했다면 정말 미쳐버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오후에는 산책에 나서기 전에 친구가 준 집콕 빈백 공기를 채워봤는데, 나름 자가격리스러운 활동이었다. 빈백에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척추와 허리 자세가 무너져 내린다는 것만 빼면 꽤나 괜찮은 아이템이다. 진짜 빈백처럼 계속 그 부피를 차지하고 있을 것도 아니고 펌핑한다고 아주 팔 운동이 제대로 되었다.
유튜브에서 김고은이 나온 예능 클립을 보다가 문득 신문에서 대부분의 영화를 폰으로 찍어서 화제가 된 언택트 풀영상이 나와있길래 보았다.
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9/17/2020091700953.html
갤럭시로 찍은 8K 영화 '언택트' 공개... 김지운 감독·김고은 주연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QLED TV로 감상하는 8K 영화 ‘언택트’ 제작발표회 현장을 17일 온라인 공개했다고 밝혔다.영화 ..
biz.chosun.com
유학 갔다가 귀국하게 된 남자가 자가격리를 하면서 전 애인의 vlog를 보면서 다시 사랑에 빠지는 그런 내용이다. 어 이 전개 어디서 보았는데? 생각했는데 최근에 열심히 본 스타트업에서 수지가 샌프란시스코에 간 남주혁의 영 앤 리치 라이프를 vlog로 보면서 회상하는 장면이 나온다.
50분짜리 영상물이라 스토리가 아주 탄탄하다거나 그렇지는 않은데, 곧 폰으로 영화 찍기도 대중화가 될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작품성이나 연출력은 논외지만!) 영화 초반에서처럼 완벽히 혼자이면서 고요한 심심함을 느끼다가 살짝 센티해지면 토이의 <혼자 있는 시간>까지 마무리로 들으면 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