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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후기

enattendant 2020. 12. 26. 18:41

나는 올해 자가 격리할 일이 없었다. 대신 교환학생이나 유학 간 친구들, 해외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입국하면서 자가 격리한다는 소식과 확진자와 접촉한 지인들 중에서 한다는 말은 꽤 들었다. 만약 내가 자가격리를 해야 했다면 정말 미쳐버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오후에는 산책에 나서기 전에 친구가 준 집콕 빈백 공기를 채워봤는데, 나름 자가격리스러운 활동이었다. 빈백에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척추와 허리 자세가 무너져 내린다는 것만 빼면 꽤나 괜찮은 아이템이다. 진짜 빈백처럼 계속 그 부피를 차지하고 있을 것도 아니고 펌핑한다고 아주 팔 운동이 제대로 되었다. 

 

유튜브에서 김고은이 나온 예능 클립을 보다가 문득 신문에서 대부분의 영화를 폰으로 찍어서 화제가 된 언택트 풀영상이 나와있길래 보았다. 

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9/17/2020091700953.html

 

갤럭시로 찍은 8K 영화 '언택트' 공개... 김지운 감독·김고은 주연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QLED TV로 감상하는 8K 영화 ‘언택트’ 제작발표회 현장을 17일 온라인 공개했다고 밝혔다.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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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갔다가 귀국하게 된 남자가 자가격리를 하면서 전 애인의 vlog를 보면서 다시 사랑에 빠지는 그런 내용이다. 어 이 전개 어디서 보았는데? 생각했는데 최근에 열심히 본 스타트업에서 수지가 샌프란시스코에 간 남주혁의 영 앤 리치 라이프를 vlog로 보면서 회상하는 장면이 나온다. 

자가격리의 시작
남주가 vlog를 감상하는 장면 
아파트 현관에 치킨 걸어주고 가는 남주의 친구 
요가하는 전여자친구의 vlog. 
12일.. 이틀만 있으면 자유가 되는 시점!
전 여자친구의 캠핑 vlog를 보고 몇년만에 처음으로 연락해서 그곳으로 달려가는 성현 

50분짜리 영상물이라 스토리가 아주 탄탄하다거나 그렇지는 않은데, 곧 폰으로 영화 찍기도 대중화가 될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작품성이나 연출력은 논외지만!) 영화 초반에서처럼 완벽히 혼자이면서 고요한 심심함을 느끼다가 살짝 센티해지면 토이의 <혼자 있는 시간>까지 마무리로 들으면 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