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일기 #1
내 숙소 앞에 성심당 있다. 과욕을 부리지 않기 위해 페페로니 치즈 슬라이스와 부추빵을 샀다. 구공탄 모양 빵도 있고 옆에 케이크 부티크도 있고, 장난 아니다. 예전에 친구들 보러 온다고 롯데 호텔에서 묵었던 기억이 있는데 바로 그 앞이다.
피자를 먹으면 맥주를 뺴놓을 수 없기에... 편의점에 들러 맥주 2캔에 비상식량도 조금 더 구비해뒀다. (은 그냥 기호식품...)
숙소 돌아와서 무인택배실을 처음 써봤다. 여기 실내온도가 7도라는 무시무시한 블로그 글을 읽고는 겁먹어서 핫팩이랑, 진격의 비상식량 (재미있어 보여서)이랑 실내용 방한 부츠도 샀다. 뭔가 택배 오고, 쓰레기 생기고 수건 널고 짐이 쌓이고 어지러워지니까 사람 사는 느낌은 나는데 자유 = 과소비로 종종 이어지기 때문에 가계부 어플 업데이트하면서 반성하고 있다.
내일이면 200미터 거리에 있는 사무실에 첫 출근을 한다.
여기 2달밖에 안 있으니까 최대한 생활면으로, 업무면으로, 뽕을 많이 뽑고 올라가고 싶다. 사실 금전적인 면에 있어서 내가 여기 온건 나에게 마이너스이긴 하다. 이건 여기서 밝힐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모종의 이유로 어떻게 계산을 때려도 그런 거다. 그럼에도 내려온 이유는, 대전이라는 도시와 한 번은 사이좋게 지내고 싶었고, 2년의 코로나 기간 동안 서울 내 방에서 갇혀 부모님과 24/7 교류하면 즐겁기도 하지만 자유를 늘 갈망하는 나에게 너무 답답하기도 했고, 여기 남아 있는 친구들을 조금이라도 더 자주 볼 수 있는 일종의 핑곗거리이자 이유를 만들 수 있어서다.
그리고 모든 일들이 잘 풀린다면, 2022년에는 내 인생에 흑자 전환을 시작할 수 있는 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